동해안 해변이 제6호 태풍 ‘카눈’에 휩쓸려 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관 훼손, 막대한 처리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어민 경제적 피해, 해양 수질오염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저감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강원 동해안 5개 시·군이 14일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쓰레기 양은 4,075톤이다. 이 중 84%(3,416톤)는 해변가로 쓸려 내려온 해양 쓰레기였다. 시·군별로는 양양 1,500톤, 고성 700톤, 삼척 560톤, 강릉 441톤, 동해 215톤 등이다. 강릉 정동진 해변 1곳에서만 160톤이 나왔다.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고 속초시 쓰레기 양이 포함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쌓여 있는 태풍 쓰레기는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분리 배출이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처리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어 후유증이 크다.
해안에 밀려 나온 쓰레기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해변의 청정 이미지를 훼손한다. 이제는 해양 관광의 선결 조건이 해양 쓰레기 처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에서는 산더미 같은 태풍 쓰레기에 걱정이 태산이다. 어민들은 어선 고장 우려 때문에 제대로 조업도 못 하고 있다. 나무토막, 플라스틱, 풀 등이 배 스크루에 걸리면 엔진이 파손되고, 냉각수 기계 미작동으로 인한 과열 위험 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재정이 열악한 동해안 시·군은 쓰레기 처리에 따른 예산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1톤당 처리 비용이 40만원 정도인데 양양이 6억여원, 고성 4억여원, 강릉·삼척 2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자연재난 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 편람’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이 32억원 이상이어야 쓰레기 처리비에 대한 전액 국비 지원이 가능하다. 고성을 제외한 5개 시·군은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
해양 쓰레기는 지자체 힘만으로는 수거 처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해양 쓰레기 86%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변 쓰레기로 죽어 가는 바다를 살릴 쓰레기 발생량 저감 방안을 강구하고 수질 오염 등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중심이 돼 지자체, 지역 주민과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해변 쓰레기는 물론 폐어망·어구와 같은 바닷속 쓰레기까지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변 쓰레기는 선박사고의 주된 원인일 뿐 아니라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물체를 중독시키는 불청객이라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여길 문제가 아니다. 바다가 쓰레기로 교란되면 결국은 인간이 해를 입는다.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특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오랜 세월 햇빛에 노출되면 잘게 부서져 결국 사람에게 해가 돌아온다. 육상 쓰레기의 바다 유입을 막는 근원적인 해법이 시급하다. 상시적이며 체계적인 해양 쓰레기 관리 방안을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