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호 태풍 ‘카눈’이 강원지역을 강타해 이틀 새 최대 400㎜의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11일에도 250㎜의 비가 더 퍼부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재난 대응에 초비상이 걸렸다.

■침수·파손 피해, 주민 대피령 잇따라=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9일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도내 누적 강수량은 속초 396.8㎜, 삼척(궁촌) 387㎜, 강릉 345.6㎜, 양양(하조대) 302㎜, 동해(달방댐) 278.5㎜, 태백 199.2㎜, 고성(대진) 326.5㎜, 홍천(구룡령) 162㎜ 등이었다. 속초는시간당 91.3㎜, 고성은 시간당 80㎜가 넘는 극한호우가 피해를 키웠다.
동해 먼바다에는 6.7m, 고성 토성 앞바다에는 6.1m의 높은 파도가 일며 태풍해일 위험도 높아졌다.
강릉 정동진천, 삼척 가곡천 등 주요 하천이 범람하며 주택, 상가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현재 침수, 산사태 위험을 피해 경로당으로 대피한 인원은 강릉, 동해, 속초, 삼척, 평창, 정선, 고성, 양양 일대 294세대 690명이었다. 강릉 경포 등 해수욕장 일대와 동해 전통시장에도 침수 피해가 잇따라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대피하기도 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도로 침수 78건, 인명 구조·대피 11건, 토사 낙석 16건, 간판 낙하 7건 등 총 367건의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도로·철도·하늘길 막히며 일상 마비=강풍까지 불며 모든 교통은 마비됐다. 10일 오후 3시 기준 지역별 최대 순간풍속은 설악산 초속 30.2m, 삼척 24.9m, 정선 23.6m, 대관령 22.7m였다.
이날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의 한 주택에서 강풍으로 지붕과 유리창이 파손돼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강원경찰청은 도내 도로 57곳의 차량 진입을 전면 차단했다. 또 공항 4개 노선(원주~제주, 양양~김포 등), 철도 4개 노선(태백선, 영동선, 중앙선, 관광열차)도 사전 통제됐다.
유치원, 초·중·고교 34곳이 단축·원격 수업을 했고 11곳은 휴업, 3곳은 개학을 연기하는 등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도내 주요 댐들도 일제히 방류를 결정,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횡성댐은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수문을 개방하고 1초에 4.5톤의 물을 방류 중이다. 의암댐과 춘천댐도 9일 오후 7시부터 10일 오후 6시 30분까지 수문 각 1개씩을 열고 초당 각 269.5톤, 186.8톤을 방류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10일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를 발령했다. 강원경찰청도 경비 비상 단계 중 가장 높은 ‘갑호’를 발령하고 24시간 대응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