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주변과 단절된 1인 가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소규모 주거 공간도 늘고 있다. 슬림화된 일상의 장점만큼 외로움, 불안 등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혼자 사는 이들은 전 연령에 걸쳐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어렵다고 호소한다.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가 쉽지 않다. 배달 음식이 활성화돼 있다지만 소득이 낮거나 일부 고령층에는 대안이 될 수 없다.
1인 가구 증가를 먼저 경험한 외국에선 독거노인들이 모여 살며 공용식당에서 번갈아 식사를 준비하는 커뮤니티형 주거 형태가 등장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더 젊은 노인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일정 보수를 받는 등 창의적인 복지 프로그램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1인 가구를 노린 범죄, 고독사 같은 사회적 문제도 함께 나타나는 게 현실이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1인 가구가 4인 가구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은 8만3,000명에 달했다. 지난달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등록 총조사 방식)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총 가구 수는 69만3,576가구로 나타났다. 이 중 외국인 가구 등을 제외한 일반 가구는 68만4,895가구로 전년 대비 1만167가구(1.5%) 늘어났다. 일반 가구를 가족 구성원 수로 나눠 보면 도내 1인 가구는 25만4,441가구로 전체 가구 중 가장 많은 비중(37.1%)을 차지했다. 특히 이 중 혼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8만3,000가구로 조사됐다. 도내 전체 가구에서 이들 독거노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로 집계됐다. 독거노인 가구는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인 가구 증가로 앞으로 고독사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수명은 길어졌지만, 혼자 살거나 공동체 붕괴로 사회와 연결되지 않는 개인이 많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정부 대책을 추진한 영국과 일본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대처는 아직 충분하지 않고, 이제서야 국가적으로 첫발을 뗐다.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져야 고독사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독사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적 고립이라는 시각으로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 고독사,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 구조의 변화는 더는 출산율 제고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숙제를 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