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1년 만에 물가상승률 4%대, 기조 유지가 중요하다

강원도 물가상승률이 1년 만에 4%대로 내려왔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강원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도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했다. 도내 물가는 2022년 4월 5.9% 오른 이후 올 2월까지 꾸준히 5% 이상 상승률을 유지해 왔다. 지난달에 전월 증가분(5.7%)보다 0.8%포인트 낮아지면서 3개월째 지속된 상승률 전국 1위 자리에서도 2위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안정화에 따라 도내 교통비가 전년 대비 5.7% 하락한 영향이 컸다. 전국 최고 물가상승률에 불안했던 도민들에게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외식 물가와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도내 평균 짜장면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30% 올라 4,000원대에서 6,000원대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유, 밀가루 등 주재료 값이 급등한 탓이지만 ‘서민음식’이라는 별칭이 무색해졌다. 도내 평균 짬뽕 가격은 2022년 6,699원이었지만 지난달 7,654원으로 1년 새 1,000원 가까이 뛰었다. 삼계탕 가격은 1만2,660원에서 1만4,108원으로 1,500원가량 치솟았다. 서비스 물가 인상도 심각한 문제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은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다시 하락하기도 하지만 서비스 물가는 도로 내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욱이 서비스의 종류와 이용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서비스 물가는 소비 자제로 하락세가 기대되는 소비자 물가와 다르다. 지금 같은 외식비와 서비스 물가라면 체감 물가의 상승세를 꺾기 어렵다.

여기에 미뤘던 전기·가스료 등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 중이다. 원자재, 인건비 상승세도 가파르다.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하루 116만배럴 ‘깜짝 감산’을 한다고 발표한 것도 물가 안정 기조를 해칠 악재다. 감산 발표 직후 국제유가가 1년 만에 최대 폭인 6% 이상 오르는가 하면 원·달러 환율도 하루 새 14원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체 물가가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전년 동기 물가가 고공비행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이럴수록 물가 안정을 위한 전방위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 당국은 기조 유지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 임금이나 기타 수입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지 않는 한 가계 지출 부담은 늘어날 게 자명하다. 가격이 오른다고 소비를 무조건 줄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불필요한 인상에 합류한 사례가 없도록 철저한 지도 감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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