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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전락한 에너지바우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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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지급 '하나카드'로 한정…하나은행 없는 곳 대부분
고령자들 발급 신청 제대로 못해 …공급자 편의 중심 행정

정부가 에너지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을 돕기 위해 실시하는 '에너지바우처' 사업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편의에 맞춰지며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동절기 난방연료 구입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을 전담기관으로 정하고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최대 59만2,000원의 연료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들은 3월10일부터 24일, 3월27일부터 4월7일까지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한 뒤 '하나카드'를 발급받아 오는 6월3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영동지역의 경우 하나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하나은행 지점이 강릉에만 있다. 더욱이 지원대상 대부분이 고령자라 인터넷과 ARS 등을 이용한 카드발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카드발급을 대행해주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시·군 담당자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소유하고 있는 카드에 지원금을 지급해 주면 쉬울텐데 업무를 어렵게 설계, 새롭게 카드를 발급해야 하는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급시기 및 사용하지 못한 지원금을 환급받는 방법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이 사실상 추위가 끝난 봄철에 지원돼 쓸곳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6월말까지 사용하지 않은 지원금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소급적용, 지난 겨울 각 세대에서 구매한 연료비 영수증 등을 제출하면 환급해 주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증명이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동해시에 거주하는 A씨는 "카드 또는 현금영수증이 있으면 환급을 받는다고 하는데 도무지 영수증 둔 곳을 찾을 수가 없다"며 "나같은 노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농협 카드나 국민행복카드 등을 이용하면 좋겠지만 지난 2월 15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카드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며 “하나카드의 경우 ‘등유 바우처 카드’로 등록돼 있어 부득이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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