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 잠시 멈추어 생각케하는 ‘시에 대한 담담한 고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릉 출신 강세환 시인 산문집 ‘시의 첫 줄은 신들이 준다’

◇시의 첫 줄은 신들이 준다 1·2권

강릉 출신 강세환 시인이 산문집 ‘시의 첫 줄은 신들이 준다’ 1·2권을 잇따라 펴냈다. 시를 향한 반복적인 사유, 또 열정을 산문으로 풀어낸 것이다.

시인은 시에 대해 사람들이 관습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 한국 사회가 기존에 갖고 있는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 계속해서 사유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시에 대해 담담히 고백한다. 시인은 산문집이 ‘독자를 위한 것도 세상을 위한 것도 아닌 단지 시 쓰는 자, 즉 그 1인을 위한 보잘것없는 독백’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막대한 사유와 큰 열정은 독자들에게도 ‘시’, ‘시쓰기’란 무엇일지 생각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어떤 선배 시인으로부터, 시인으로서 시 이외 잡문(雜文)은 남기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산문집이 아무리 그럴 듯하게 보여도 그 선배 시인의 말에 의하면 그저 잡문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문학에 대한 고민과 토론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 한국의 시와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글은 잡문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 않을까. 시를 벗어나려고 했는데 오히려 더 끌려들어간 것만 같다는 시인이 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도 절절하다.

그는 “나는 이미 그 선배의 순혈주의로부터 한참 벗어났다. 어쩔 수 없이 이 산문집은 탕아(蕩兒)의 잡문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산문집이라 일컫지 말고 그저 잡문 나부랭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말하고 나니 오히려 이 산문집이 좀 가벼워진 것 같다”고 했다.

저자는 1988년 ‘창작과비평’ 겨울호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아침 일곱 시에 쓴 시도 있어요’, ‘다시, 광장에서,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이 있다. 예서 刊. 각 380쪽. 각 2만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