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 365일 학교 도서관을 돌려주자

박윤미 강원도의원

지난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신경호 교육감은 방학 중 학교도서관 운영에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현재 방학 중 학교도서관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강원, 서울, 대구 뿐이다. 앞으로도 강원도 아이들은 방학 중 학교도서관에서 발표와 토론 등 다양한 독서 관련 활동을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도서관의 3요소로 시설, 사서, 장서를 꼽는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도서관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도는 지난 2019년 부터 2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학교 도서관 감성 디자인 프로젝트’에 투입해 편안하고 깨끗한 도서관 공간을 조성했다. 그동안 330개 교의 도서관을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장서 확보율은 교육부 기준 전국 꼴찌, 전담 인력 배치율은 50%를 겨우 넘었다.강원도 교육청은 꼭 도서관을 통해서만 책을 접하는지 반문하며 교과 과정에 독서 활동을 넣었다고 주장한다. 교과 과정에 독서 활동을 넣었다고 방학 중에 학교 도서관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왜 전국의 다른 학교들은 모두 교과 과정에 독서활동도 하고 365일 도서관을 개방해 운영하고 있을까? 학교 도서관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도서가가장 많이 구비되고 관리되고 있다. 지자체의 시립도서관이나 중앙도서관 보다도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도서가 학교 도서관에 가장 많다.

하지만 도내에서는 방학 중 여전히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시립도서관 등을 기웃거린다. 아이들의 학력 석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지역 내 차이는 물론, 지역 간 차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어떤 지역은 학교도서관이 아니어도 다양한 인프라를 통하여 책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작은 학교의 아이들은 학교도서관이 제일 가깝고 유일한 문화 창구이다. 그런 점에서 학교도서관은 아이들 간의 문화 접근성에 대한 차이를 줄여주며 책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다. 우리는 지역 간 아이들 사이의 차이점이 차별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언제나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예산이다.

하지만 전국에 강원도를 포함한 3개 교육청에서만 방학 중 학교 도서관을 운영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는 안타까운 핑계일 수밖에 없다. 예산을 더 쓰지 못하는 이유로 학령 인구 감소가 꼽히지만 앞으로 줄어들 학생 수가 걱정되어 현재의 아이들에게 300억 가까이 투입해 리모델링한 학교 도서관을 방학 때 열어주지 못할 이유는 될 수 없다.

예산 때문인지 도교육청은 방학 중에 전담 인력이 아닌 봉사자들로 학교도서관을 개방한다고 한다. 차선책으로 학부모나 대학생등의 봉사자로 학교도서관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도서관의 운영이 이뤄질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학 중 독서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의 독서 습관은 평생의 독서 습관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간은 점심시간과 방학 기간이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합쳐서 90일 동안의 긴 시간 동안 강원도의 학교 도서관은 아이들의 발길이 멈춰있다. 그나마 방학 중에 20일 도서관 문이 열려 운영되는 걸 아이들이 알기는 할까 궁금할 뿐이다.

방학에도 학교 도서관이 항상 365일 열려 있게 하자. 언제든지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 읽고친구들과 놀고 때로는 쉬는 열려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멋지게 리모델링한 학교 도서관에 방학 때는 정작 아이들이 이용할 수 없다면 무엇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인가? 보여주기식의 교육 행정인가?

전담 인력을 통해 아이들의 문해력과 발표 능력, 토론 등의 체계적이고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방학 동안 이뤄진다면 강원도 학생들의 국어 학력은 지금보다 유의미한 향상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365일 학교 도서관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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