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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백암산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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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산은 6·25전쟁 격전지였다. 이곳 전투는 1953년 휴전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벌어진 금성지구전투의 핵심 전투로 꼽힌다. 국군은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백암산을 확보하고 반격을 시작해 그해 7월19일 금성천 이남지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6·25전쟁의 대미를 장식한 최후의 대규모 전투였다. 당시 적군 2만7,216명을 사살하고 전상 3만8,700명, 생포 186명 등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 물론 순국한 수많은 희생을 부인할 수 없다. ▼가곡 비목(碑木)의 무대가 바로 백암산이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1960년대 백암산 지구에 근무하던 한명희 소위가 이끼 낀 돌무덤 위의 비목을 보고 이름 모를 무덤 주인의 넋을 위로하는 시를 썼다. 이 시는 작곡가 장일남씨에 의해 곡이 붙여져 국민 애창가곡이 됐다. 이렇게 비목은 백암산 전투의 잔해와 남다른 정취로 태어났다. 노랫말 구절구절 우리네 아픈 현실이 담겼다. ▼백암산 정상에 오르는 백암산 케이블카 상품이 나왔다. 중동부 최전방 화천의 민간인통제선을 북상해 오가는 국내 유일의 케이블카다. 정상의 해발고도 역시 1,178m로 국내 최고(最高)다. 케이블카 내부 바닥 일부는 유리로 마감돼 약 15분간의 탑승시간 동안 백암산 천혜의 식생을 관찰할 수 있고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와 산양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DMZ 생태계 양의대 하천습지도 주변에 펼쳐진다. ▼백암산 정상에서 북 금강산댐까지 거리는 16.69㎞. 협곡 사이로 엄청난 양의 물을 담수한 금강산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강산댐에 대응해 만든 평화의댐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시대의 산물이자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게 하는 비목의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역사의 진실을 잊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얘기가 있다. 백암산 케이블카 안보·역사 여행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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