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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살아 숨 쉰다”…돌에 생명을 부여하는 이국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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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환 작가, 오는 31일까지 정선그림바위예술발전소 ‘천태만상’

◇이국환 作

천태만상千態萬象, 천 가지 모습과 만 가지 형상이라는 뜻으로 세상 모든 것이 다 같지 않음을 뜻한다. 길을 걷다 발에 차이는 돌맹이는 어쩌면 모두 똑같은 돌맹이지만 이국환 작가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정선 출신 이 작가는 오는 31일까지 정선그림바위예술발전소에서 ‘천태만상’을 주제로 가지 각기 다른 돌들을 선보인다.

구멍난 돌이 나무 판 위에서 자유롭게 춤을 춘다. 큰 몸짓과 화려한 액션 등을 선보이는 돌의 모습을 보다 보면 마치 한 편의 공연을 본 기분이 든다. 돌의 표정에서 사람의 표정을 봤다는 그의 말이 납득되는 순간이었다. 웃고 있는 것 같고, 때론 슬퍼하는 것만 같은 돌과 그는 자연스럽게 교감한다. 산과 들에 있는 나뭇가지를 주워 돌의 몸을 만들어 준 이 작가는 한 몸이 된 돌과 나무를 본 그 순간의 감동을 잊지 못한단다.

특히 그는 돌과 나무를 이을 때 본드 등의 접착제를 쓰지 않고 돌을 지지해줄 수 있는 나뭇가지를 찾는다. 자연이 안기는 생명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작품을 만드는 것이 그만의 철학이다. 이에 응답하듯 돌은 언제나 그의 곁에 있는다. 그가 슬프거나, 우울할 때도 그를 떠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자연 속에서 무수히 많은 돌의 얼굴과 몸을 찾아준 그를 향한 감사의 표시같다.

이국환 작가는 “돌을 주워 시간이 날 때마다 두고 보고, 또 보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며 나도 몰래 돌과 정이 많이 들었다”며 “머리만 남아 있는 얘네 들에게 몸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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