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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산양삼의 고장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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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강릉영림서가 진행한 가리왕산 국유림도 개설공사 현장에서 돌비석이 발견됐다. 청록색을 띤 자연석으로 전면은 고른 석면이고 옆면과 뒷면은 거칠게 다듬어져 있었으며, 중앙에 한자로 ‘강릉부삼산봉표(江陵府蔘山封標)’라고 큰 글씨로 쓰고 우측에 ‘정선계(旌善界)’, 좌측에 ‘지명마항(地名馬項)’이라고 중앙의 글씨보다 작게 하단에 써 있었다. 이 내용을 풀이하면 ‘강릉부에서 세운 삼산봉표’로서 정선과의 경계이고 지명은 마항이라는 뜻이다. 강원도유형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된 정선강릉부삼산봉표가 바로 그 돌비석이다. ▼지금은 대리석으로 1m 정도의 원형기단을 만들어 그 위에 올려놓은 정선강릉부삼산봉표는 조선 영조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300여년 된 전국 유일의 삼산봉표로 산삼의 고장 평창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봉표는 금표(禁標)라고도 하며 산림 출입을 금하기 위해 세웠다. ▼삼씨를 밭에서 키우면 인삼, 산에서 키우면 산삼이 된다. 과거에는 산에서 사람이 씨를 뿌려 키운 삼을 장뇌삼이라고 했는데 현재는 산양삼으로 명칭이 통일됐다. 우리나라 유일의 삼산봉표가 있는 고장 평창군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산양삼으로 ‘지리적 표시 제55호’를 받았으며 산양삼특구로도 지정됐다. 최근 산양삼융복합클러스터가 조성됐고 지역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산양삼융복합지원센터도 구축하는 등 산양삼 산업을 적극 육성한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인삼은 우리나라의 주요 특산품 중 하나였다. 조선시대에도 인삼은 주요 교역물품이자 왕이나 고위 관료에게 바치는 진상품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인삼 채취가 가열되자 국가 차원에서 인삼 주산지인 산을 보호해 일반 백성들의 채취를 금했다. 경상북도 영주시인 풍기지역에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밭이 만들어졌는데 그 때문에 풍기는 현재까지 인삼의 주요 유통지가 되고 있다. 산양삼특구 평창군이 우리나라 산양삼의 주요 유통지가 되는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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