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플라스틱 재질 소재 지붕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내 아케이드(지붕)가 설치된 전통시장 절반이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 대형 화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와 도내 시·군에 따르면 도내 등록된 전통시장은 총 63곳 중 시설현대화 사업 등으로 아케이드가 설치된 전통시장은 36곳이다. 아케이드 설치 전통시장의 절반인 18곳이 폴리카보네이트로 제작됐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이번에 화재가 난 방음터널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 보다는 내열성이 강한 편이지만 플라스틱 소재의 한계상 화재 위험성을 동반하고 있다.
아케이드 중에는 2002년 설치돼 20년 이상 노후된 곳도 있지만 소방법에 소방대상물로 분류돼 있지 않고 시·군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다보니 설치 시기, 재질 등 기본적인 현황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춘천 중앙시장에서 20년간 잡화점을 운영해온 60대 여성 A씨는 "시장 지붕에서 누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지붕 전체를 점검하는 것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다"며 "시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지붕으로 옮겨붙는다면 삽시간에 불똥이 떨어져 불바다가 될 것이 뻔한데 점검부터 소홀하니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설치 후 10년 이상 되다 보니 당시 어떻게 설치됐는지, 어떻게 관리돼 왔는지에 대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현재는 약품 처리를 통해 난연·불연성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법상 시설 보강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결국 행정지도나 권고 조치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폴리카보네이트가 다른 소재에 비해 내열성이 강하지만 시장 내부에서 발생한 불이 천장으로 번지면 불똥이 다시 지상으로 퍼져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지차체나 관리자의 시설보강 및 점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