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클라우드 확산 등으로 데이터의 생성·유통·축적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기업들의 이중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강릉시도 최근 미국 PDI디자인그룹과 강릉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PDI디자인그룹은 미국 내 유명 빅테크 기업의 의뢰를 받아 강릉에 12만여㎡의 부지를 확보,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센터와 함께 연관 기업이 입지할 경우 취약한 산업 기반 고도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안은 원전 가동과 함께 민간화력발전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동해안~수도권을 연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망이 구축되지 않아 수조원을 들여 지은 발전소가 송전망 부족으로 풀가동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년 뒤인 2024년 송전 0순위 발전원인 신한울 2호기가 가동할 경우 동해안 신규 민간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은 30%대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엄청난 적자가 불가피해진 민간화력발전사들 역시 전력 생산지에서 전력 수요를 창출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수도권의 전력계통 부담을 완화하면서 날로 늘어나는 기업·기관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감당하려면 발전·송전 시스템 확충과 수요기업·기관 및 데이터센터를 함께 지방에 이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데이터센터 건립이 그리 쉬운 과제는 아니다. ▼데이터센터 건립이 활발한 수도권에서는 전자파 노출 위험과 더불어 수자원 오염 우려를 제기하며 데이터센터 구축에 반대하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현지에서 소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으로선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