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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말과 그릇 그리고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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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그릇)는 강원도 전역, 선사 유적지에서 발견되는 유물이다. 토기의 등장은 인류에게 문명의 시작을 의미하므로 도내에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주거했음을 보여준다. 수렵과 채집을 통해 생활을 하던 고대 인류는 돌을 사용해 도구를 만들었다. 구석기시대 인류는 사냥을 통해 음식을 얻고도 먹이를 제대로 보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반드시 보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 토기의 등장은 농사의 시작을 보여준다. 곡식을 저장하거나 보관하기 위한 그릇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음식을 익혀 먹거나 요리를 했음을 나타낸다. ▼토기는 불의 이용으로 가능했으며 씹고 소화시키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흡수하는 에너지양을 증가시켰다. 그릇의 사용으로 마실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등 살균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한 인류는 생명이 연장되고 뇌를 쓰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며 지혜를 축적,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개선해 갔다. 정교한 언어를 구사한 사람들은 문화, 종교, 윤리, 전쟁 등 복잡한 사회적 행동으로 문명사회를 만들어 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자는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준점이 되었다. 또한 시공간을 초월해 과거의 사람이나 먼 곳의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문명을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오늘날의 세계는 언어가 쌓아 올린 공동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세상을 읽는 시작이자 미래로 가는 출발점이다. ▼올해 정치권에서 뜨거운 화제를 몰고 온 말이 있다. 입에도 담기 거북한 “이××”, “웃기고 있네”로 현재의 정치 수준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말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상대방의 품격과 교양을 알려주는 지표다. 그래서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부른다. 거친 말이 난무하는 요즘, 속초시립박물관에 전시된 토기를 보며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문명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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