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근조’ 문구없는 리본달아라”…영문모를 정부 지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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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 공문
강원도, ‘근조’ 리본 있으나 문구없는 리본없어 비상
공무원들 “이유·설명도 없이, 영문 모를 지침” 비판

◇1일 도청의 한 직원이 근조(謹弔) 문구가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하고 있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 전국민 애도기간 공무원들에게 ‘근조(謹弔)’ 문구가 없는 검은 리본을 달도록 지침을 내리면서 자치단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기존에 써온 리본에는 ‘근조(謹弔)’ 문구가 적혀있어 새로운 리본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강원도도 지난달 30일 행정안전부로부터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공문을 받고 검은색 리본을 찾느라 진땀을 흘렸다.

도에는 ‘근조(謹弔)’ 문구가 적힌 리본 700여개를 자체 보유하고 있었지만 행안부 지침에 따라 급하게 리본을 구했지만 춘천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도내 다른 지역 업체들에 수소문해도 ‘그런 리본은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지난달 31일에는 도청 일부 직원들이 급한대로 검은 천을 구해 직접 리본 모양으로 오려 패용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후 늦게 문구가 없는 검은 리본을 판매하는 서울의 한 업체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고 급히 직원을 보내 30만원에 리본 3,000개를 공수했다.

직원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과거부터 사용해 온 ‘근조(謹弔)’가 적힌 리본이 있는데 굳이 문구가 없는 리본을 패용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다.

도청의 한 직원은 “근조 문구가 없는 리본은 그동안 써본 적도 없고 구하기도 어렵다.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사혁신처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도를 표하기 위한 리본에는 일률적인 규격 등이 지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논란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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