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제영화제가 지방자치단체 예산지원 중단 통보로 폐지되거나 축소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영화제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인 지난 24일 경기 고양시 벨라시타에서는 '영화제 지원 축소 및 폐지에 따른 영화인 간담회'가 열려 영화제의 지속가능한 운영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형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대선과 지선 이후 정치적 지형이 변하면서 지자체가 효율성과 긴축을 내세웠고, 신임 지자체장들이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에서 영화제가 입은 피해가 막대하다"고 했다.
그는 강릉국제영화제와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일방적 영화제 존폐 언급, 실제적 실행 단계로서의 폐지 통보, 영화제 폐지 선언 이후 포퓰리즘적 정책 홍보라는 세 가지 단계를 공통으로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강원도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는 앞으로 다른 지역 영화제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를 백신 기능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도 "단체장의 말 한마디, 생각 하나로 영화제 존폐가 쉽게 결정된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면서 "한국 영화산업은 자본에 잠식돼 다양성 영화나 신진 영화 발굴은 그 속에서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방은진 평창국제평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경제 논리로 얘기하자면 오히려 당당하다. 적은 예산으로 강원도의 젊은 인력들과 업체들의 일자리를 창출해냈고, 대관령면에 50개 가까운 로컬 파트너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화제의 위기와 관련해 다음달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토론 행사를 마련하는 등 지속해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