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오대산본 실록·의궤, 월정사로 조속히 돌아와야

국회 의원회관서 ‘기록의 꽃'' 특별 전시회
여야 국회의원 20여명 대거 참석 ‘공감''
행정 절차·법적인 문제 빠른 시일 내 해결을

‘오대산에 피어난 기록의 꽃, 실록과 의궤’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지난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이하 오대산 실록과 의궤)를 본래 있던 자리인 평창 월정사로 돌려보내기 위한 의지가 다른 장소도 아닌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시회를 통해 표출됐기 때문이다. 여야 국회의원 20여명이 참석해 관람한 만큼 오대산 실록과 의궤는 조속히 월정사로 돌아와야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현진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장에는 국민의힘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와 이채익(국민의힘) 행안위원장, 홍익표(더불어민주당) 문체위원장, 예결특위 여당 간사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 야당 간사 박정(경기 파주시을) 의원,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법률지원단장, 강원 연고의 민주당 김병주(비례) 의원 등 20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오대산 실록과 의궤가 제자리인 오대산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월정사가 관리하던 오대산 실록과 의궤는 불법 반출됐다. 2006년 3월 월정사를 중심으로 강원인들과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환수위원회가 결성됐고, 우여곡절 끝에 오대산 실록과 의궤가 국내로 반환됐다. 그러나 반환받은 오대산 실록과 의궤는 제자리에 오지 못하고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으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다. 모든 국민이 쉽게 실록과 의궤를 볼 수 있도록 월정사에 보관해야 한다. 월정사는 사고본 반환 당시 분실의 위험이 있다는 정부의 우려 불식을 위해 박물관을 새롭게 건립했다. 정부가 요구한 대로 박물관을 철저하게 조성했는데도 오대산 실록과 의궤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어야 그 빛을 발한다. 그래야 역사와 사회에 녹아들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그 시대의 정신을 표상할 수 있다. 오대산 실록과 의궤는 조선 왕실에서 행했던 모든 행사를 기록, 도록으로 남긴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특히 월정사는 조선시대 왕실이 오대산에 사고를 지어 수호 사찰로 지정하고, 주지를 수호 총섭이라는 직위를 내려 관리하게 한 곳이다. 시대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도 오대산 실록과 의궤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남은 행정적인 절차와 법적인 문제들을 조속히 해결해 줘야 한다. 반출됐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 또한 우리나라의 근대사로 기록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일본이 기증이란 이름으로 오대산 실록과 의궤를 돌려줬지만 민간 주도의 힘이 합쳐져 오대산 실록과 의궤는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국가가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인정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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