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파종시기 놓치고 탄저병까지…농민 울리는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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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로 강원지역 농가 피해 속출
침수 피해 면적 축구장 334개 면적 달해

◇폭우로 탄저병에 감염된 사과 (양구군 해안면)

나흘간 최대 450㎜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강원지역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침수 피해 외에도 농산물의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가을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양구군 해안면의 한 사과(홍로) 농가. 450 그루 나무 중에 130그루가 탄저병에 감염돼 검은색 반점이 생기거나 구멍이 파인 사과가 곳곳에 보였다. 사과 색도 추석 출하를 앞두고 불그스름하게 올라와야 하는 시기이지만, 대부분 푸른색이었다.

농장주 A씨는 "폭우가 길어져 일조량이 부족하면서 전염병이 돌고 있어 생산량이 전년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성도 떨어져 출하가격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1상자당 2만원대)에 그칠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축구장 334개 면적의 농경지(233.5㏊)가 침수되면서 378개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시설 농가들의 침수 피해가 컸다. 영월군 북면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B(50)씨도 비닐하우스 9개 동 중 3개 동이 물에 잠겼다.

◇폭우로 침수된 영월군 북면의 토마토 비닐하우스.

축산 농가도 마찬가지였다. 홍천군 동면에서 양봉원을 운영하는 C(82)씨는 이번 폭우로 벌꿀 30통 중 10통이 유실돼, 3,000만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입었다. 원주의 한우 농가, 영월 오골계 농가도 포함됐다.

◇춘천시 서면의 한 배추 밭이 폭우로 진흙탕이 돼 모종을 심지 못하고 있다.

가을 농사를 앞둔 노지 작물 농가도 폭우 피해를 비껴나가지 못했다.

지난 11일 오후 춘천 서면 일대는 예년 같았으면 한참 가을 배추 모종을 심어야 할 시기였지만 텅 빈 밭만 눈에 띄었다.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진흙탕이 된 밭에 내려가 보니 발이 발목 깊이까지 잠기며 걷기 조차 불가능했다.

김선복(65) 서춘천 감자생산협의회장은 "땅이 다시 굳는데 보름 이상 걸릴 것이다"며 "가을 배추와 무는 파종이 하루 미뤄질 때마다 수확은 3~4일씩 늦춰져 김장철 출하가 불가하다"고 한탄했다. 8월 초 배추 파종을 마친 평창군 방림면의 이 모(57)씨는 폭우에 대비해 미리 배수로 점검까지 마쳤지만 이번 폭우로 모종이 대부분 유실됐다.

정덕교(61)강원도고랭지채소연합회장은 이번 폭우로 배추와 무 등을 비롯해 고랭지 채소가 전반적으로 수확량이 40% 가량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재룡(56) 한국후계농업경영인도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이번 폭우로 고추, 파프리카, 토마토 등 시설 작물도 전염병이 돌고 수정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정 당국은 피해 농가 지원책 마련과 농축산물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불안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폭우 피해 면적이 50㏊ 이상 이면 중앙 정부의 복구 지원계획에 따라 재난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무, 감자, 사과 등을 중심으로 수급관리 비상 대응 계획을 유지하고 추석 성수기 수급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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