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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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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장마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한 열흘간 길게 많은 비가 이어지는 장마가 규칙적으로 찾아왔다. 이제 그런 장마는 드물어졌다. 2020년에는 장마가 무려 54일간 느슨하게 길게 계속됐다. 지난해와 올해는 여름에만 장마가 두 번이다. 두 번째 장마는 보통 가을장마인데 그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장마기간에는 기상 이변에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장마가 아니다.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 한반도만이 아니다. 유럽은 초여름인 올 6월부터 4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은 1659년 기상관측 이래 363년 만의 최악의 폭염이다. 철로가 62도까지 달궈져 기차 운행이 중단될 정도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만 지난달 셋째 주 1,700명의 폭염 관련 사망자가 나왔다. 프랑스도 연일 4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페인 45도, 포르투갈 47도를 기록할 만큼 유럽 전역이 펄펄 끓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각각 7월11~24일 1,682명, 7월7~18일 1,000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미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북서부 지역은 평년보다 10도가량 높은 고온이 지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국립공원 인근 지역에 이어 서부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건조한 사막 기후인 미국 데스밸리국립공원에는 하루 만에 370㎜가 넘는 폭우가 내려 1,000여명이 고립됐다.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기후변화가 장기적으로는 테러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후 변화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막대한 피해를 낳는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재보험(Munich Re)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전 세계가 폭우, 폭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입은 손실은 650억 달러(약 84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기후 재난은 이제 새로운 일상이 됐다. 철저한 대비만이 재앙을 막을 수 있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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