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추석 밥상물가 급등, 서민 경제 위기 더 커졌다

7월 소비자물가 1년 전보다 6.3% 올라
1998년 11월 외환위기 때 이후 최고치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 시급해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고물가 연착륙 대책이 더욱 절실해졌다.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달 동기 대비 6.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6.8% 기록 이후 최고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5월 5.4%에서 6월 6.0%로 치솟은 뒤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장바구니물가’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본격적인 명절 준비가 시작되기도 전에 배추와 무, 축산물 등 성수품 가격이 줄줄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명절 상차림 비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농산물 값은 폭염과 장마로 인해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가공식품과 외식 서비스 가격 추가 상승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맘 편히 밥 한 끼 사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심리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해 걱정이 크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7%로 전달보다 0.8%포인트나 올랐다. 한은은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 측 물가 압력 증대 등으로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힐 정도다.

정부는 예년보다 빠른 추석에 대비해 배추·사과·배·달걀 등 명절 주요 성수품 가격 등 생활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 민생안정대책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 비축물량 조기 방출 등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벌써 국민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7.9%나 올랐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물가 급등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유발하고 임금 상승을 압박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따라서 물가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물가 정책이 미흡하면 물가가 국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둔 민생 장바구니를 사수하지 못하면 서민 경제가 무너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추석 밥상물가의 폭등세를 멈추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여기에 환율 인상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해 긴밀한 생필품 수급 관리 대응책이 지속적으로 가동될 필요가 있다. 고물가 부담이 큰 서민·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생활고를 덜어주는 구조적 대책도 요구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밥상물가’를 진정시키지 못하면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실행 정책을 담길 바란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또 하나의 상처, ‘강제징집과 녹화사업’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