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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몸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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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유학자이자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이 지은 목민심서에 율기육조(律己六條)라는 말이 있다. 공직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칙궁(飭躬), 청심(淸心), 제가(齊家), 병객(屛客), 절용(節用), 낙시(施) 등 6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그중 첫째가 바른 몸가짐을 강조한 칙궁과 청렴을 지키는 청심이다. 이는 공직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최소한 이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한 사람은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속초시가 시끌시끌하다. 민선 8기 출범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중간 간부급 속초시청 공무원들이 인근 지자체에서 시청 공용차량을 이용해 절도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피서철 많은 사람이 찾는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들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 ▼속초시의회는 이를 묵과할 수 없다며 철저한 조사와 대책을 주문했다. 김명길 시의장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속초시 공무원을 검색하면 ‘공중화장실 에어컨 훔친 속초시 공무원''이란 기사가 도배돼 있다. 각종 매스컴과 누리꾼들은 속초시 공무원의 절도행위를 조롱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시의회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속초시 공직기강 해이에 따른 결과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공직자의 복무 위반, 공용차량 및 공용물품 무단 사용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속초시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와 별도로 신속하게 절도사건에 연루된 공무원들을 직위 해제했다. 하지만 실추된 시의 이미지와 바닥으로 추락한 공무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청 공직자들은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바른 몸가짐으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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