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서면 일대 더뎅이병 감염
겉면 검게 파이고 담황색 병반
양구·정선 등 농가도 수확 급감
농민들 “지자체의 지원 시급”
도 “피해예방 대책 검토할 것”

강원도 내 감자가 무더위와 장맛비로 인해 역대 최악의 흉작을 기록, 농민들이 시름에 빠졌다.
서춘천 감자생산협의회에 따르면 서면 일대 20여개 감자 농가의 생산량은 평년 대비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선복(65) 회장은 “평당 수확량이 많을 때는 25㎏까지도 나오는데 올해는 10㎏도 수확하기 힘들다”며 “7월 중순 이후 수확하는 ‘두백'과 ‘설봉'의 피해가 더욱 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5일 강원도 내 대표 여름 감자 주산지인 춘천 서면 신매리 일대. 예년 같았으면 한창 감자 수확이 이뤄질 시기였지만, 밭에는 썩은 감자만 나뒹굴었다. 전염성 세균인 더뎅이병에 걸려 겉면이 검게 파이고, 담황색 병반이 생긴 감자도 곳곳에 있었다. 서춘천 감자생산협의회 김 회장은 “감자농사 34년만에 이같은 흉작은 처음”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속초, 홍천, 정선, 양구, 양양 등 도내 다수의 농가에서 올해 감자 수확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양구에서 30년 넘게 감자를 재배하는 이상혁(62)씨는 “전년 대비 60% 이상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양양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최순천(여·59)씨도 “지난해에는 상자당 10㎏씩 150상자 생산했지만 올해는 100상자로 줄었다”며 한숨 지었다.
심재룡 한국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올해와 같은 재난급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배수시설을 미리 정비하고 관수시설을 구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농가가 많다”며 자치단체의 지원을 요청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등 기상이변으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는 만큼 피해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