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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빅 스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에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를 눈앞에 둔 데다 원·달러 환율마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섰고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등을 고려할 때 사상 첫 빅 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인플레이션 시대''가 현실이 됐다. 월급 빼고 다 오르고 있다. 자장면 값 6,000원, 경유·휘발유 값 2,000원 선 붕괴 앞에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고육책이다. 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은 점점 더 가중될 것이 뻔하다. 금리 인상기에 진입하면 이후 12~15개월 뒤부터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나왔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주택시장의 충격은 더 클 수 있어 걱정이다. ▼이번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공급망 붕괴, 원유, 곡물가 폭등 등이 원인이다. 또 포퓰리즘 정책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아르헨티나는 2018년 5월에도 ‘터키발(發) 위기론''이 고조되자 연 40%로 올렸던 기준금리를 연 45%로 더 인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금리였다. 1946년 집권한 페론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최근 60.7%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금리는 42.50%에 달한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빚에 대해 “빚이 아무리 묘한 재간을 부리더라도 자신이 낸 손실을 물어내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저널리스트 윌리엄 리스모그는 “모든 것에는 그 대가가 있고 모든 청구서는 다 갚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빚을 자꾸 져 가며 이를 갚지 않으려 한 시도는 모두 눈물로 종말을 보았다”고 했다. 개인이든 국가든 ‘빚잔치''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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