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꿀벌 실종'의 후폭풍…과일농사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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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일보DB

꽃가루 충분히 수분 안돼 원인

열매 열리자마자 뚝뚝 떨어져

호박·쌈채류 상품성 하락 비상

농진청 “추가 연구·조사 진행”

강원지역 농가들이 올해 초 ‘꿀벌 대량 실종' 현상의 여파로 생산에 타격을 입고 있다. 수확기 이전에 열매가 떨어지거나, 채소가 외관상 문제로 상품성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선에서 11년째 사과 농사를 짓는 임모(57)씨는 올해 이례적인 ‘수정 후 조기 낙과' 현상이 나타나면서 속을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사과 농사를 시작한 이래 수정 후에 열매가 떨어지는 일을 본 적이 없었으나 올해는 상당수가 이와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씨는 “안 그래도 벌이 없어 인공수분을 하는 등 힘들게 수분했는데 열매가 열리고 나서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제에서 호박 농사를 짓는 송모(54)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벌이 부족해 어렵게 수분한 애호박에서 구부러지고 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송씨는 “7월 초부터는 호박을 납품해야 하는데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며 “더욱이 올해는 벌 자체가 없다 보니 명이, 부추 등의 쌈채류가 수분되는 비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농민들은 꿀벌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열매를 맺는 데 필요한 꽃가루가 충분히 수분되지 못해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호박, 사과 등 늦여름에서 가을 사이 수확하는 작물의 경우 이와 같은 현상이 조기에 드러나면서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러나 농정 당국의 ‘꿀벌 실종' 관련 조사가 양봉업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정확한 원인과 향후 대책조차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원도가 양봉협회를 통해 4월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내 양봉 농가 중 꿀벌 피해를 입은 비율은 16%, 농가 수는 1,071호로 집계됐으나 이처럼 농작물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향후 실질적인 손실 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작물 피해는 크지 않고 꿀벌이 줄면서 시설작물에 화분 매개 벌을 공급하는 업종의 가격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 며 “꿀벌과 관련한 추가 연구와 조사는 향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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