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으로 시름하는 농·어민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면세유 가격마저 치솟으면서 농·어민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공급망이 타격받으면서 농·어가 면세유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내에서 밭작물을 키우는 농민들은 최근 단비가 내렸지만 턱없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강원지역 누적 강수량은 200㎜가량으로 평년(316.2㎜)의 56% 수준에 그쳤다. 농업용 저수율 또한 53.3%로 지난해 80.5%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춘천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최모(63)씨는 "올해 가격이 좋아서 저장창고에 쌓아둔 감자를 일찍 뺐는데, 봄부터 이어진 가뭄에 작물이 제대로 영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동해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윤모(57)씨도 "가뭄 때문에 단수(한 마지기에서 수확한 20㎏들이 양파망의 수)가 작년보다 3분의 1은 줄었다"며 "인건비도 껑충 뛰어 수중에 들어올 돈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여기에 농업용 면세유 최근 가격은 1ℓ당 1천500원대로 지난해 700원대보다 2배 넘게 올랐다.
서면 방동리에서 농사를 짓는 경모(78)씨는 "최근 면세유 가격이 폭등해 농작물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경유에 대한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기름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2천37.5원으로 전주보다 24.5원 상승했다.
경유 평균 가격도 전주보다 22.4원 오른 L당 2천30.8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유류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할 수 있도록 인하 폭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이는 법 개정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며, 야당의 동의 또한 필수적이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