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
배설물로 말라죽는 ‘백화현상'
원주 섬강선 닥치는대로 먹어
어민들 어업활동 큰 피해 호소
환경부 “개체수 조절방안 마련”
10여년 전부터 강원도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새인 민물가마우지(이하 가마우지)의 개체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지자체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찾아간 춘천시 소양3교 인근 버드나무 군락지.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인근의 산책로에서는 가마우지 수십 마리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버드나무 군락지에서는 가마우지의 배설물로 인해 나무가 말라 죽는 백화현상이 발견됐다. 인근 주민 A씨는 “산책할 때마다 말라 죽어있는 나무를 보는데 가마우지들로 인해 경관이 망가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겨울 철새로 2009년부터 춘천 의암호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우지는 이후 텃새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연 2~3회 산란하며 1회에 4∼5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서식지를 이동하는 개체들도 있어 현재는 원주, 평창, 인제, 홍천 등에서도 발견된다.
원주 섬강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진규 전국내수면어로어업연합회장은 “10여년 전 5~6마리에 불과했던 섬강 유역의 가마우지는 현재 1,000여마리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어업인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가마우지 1마리당 하루에 물고기 700g~1㎏을 먹어치우는 바람에 섬강 유역에서만 하루 700㎏의 물고기가 이들의 먹이가 되고 있다.
한 회장은 “섬강 어민 17명이 보통 1년에 7~8톤 정도의 물고기를 잡는데 가마우지 무리가 한달 동안 먹어치우는 물고기가 최소 21톤인 셈”이라며 “부리도 뾰족해 그물에 갇힌 물고기도 잡아먹는 등 어업활동에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같은 피해에도 가마우지는 유해조수로 지정돼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가마우지로 인해 생태계 파괴도 우려되는 만큼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진규 회장은 “가마우지는 어종도 가리지 않고 치어까지 먹어 치워 물고기의 씨를 말릴 수도 있다”며 “내수면 생태계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귀중한 자산인 만큼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경희대 산학협력단에 ‘민물가마우지의 생태적 영향 파악 및 관리대책 수립 연구' 용역을 맡겨 지난해 최종 보고서를 받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마우지에 대한 민원이 그동안 여럿 있었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가마우지 개체 수 조절 방안을 마련해 올 상반기 내로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순찬기자 sckwon@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