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방역패스 확인 못해 밥 못먹는 노인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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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고령층 상당수 백신접종 증명 위한 스마트폰 인증서 열지 못해

읍·면·동 주민센터마다 접종 스티커 받으려 매일 수백명 긴줄

춘천시 효자동의 A음식점은 최근 식사를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60~70대 고령층이 매일 1~2명씩 나오고 있다. 백신접종 이력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당 업주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이력을 증명하기 위해 개인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발급받거나 질병관리청의 쿠브(COOV) 앱을 이용해야 하지만 고령층은 아예 용어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특히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을 사용하는 어르신도 적지 않아 아예 백신접종 확인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선의 전통시장 상인들도 “고령층은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 대신 예방접종 스티커로 방역패스를 확인받고 가게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되면서 강원도 내의 ‘디지털 소외' 문제가 고령층을 중심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이를 보유하지 않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정보격차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20일 강원도 내 주요 읍·면·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신분증에 붙이는 예방접종 스티커를 발급받는 인원이 하루 평균 수백명에 달하고 있다. 강릉 주문진읍사무소는 일일 평균 발급 인원 100여명의 대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이 중 60%는 아예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고 2G폰을 쓰고 있다. 춘천 퇴계동행정복지센터는 스티커 발급 인원이 일일 평균 200여명으로 이 가운데 70%가 60대 이상이다. 원주 중앙동행정복지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문제는 예방접종 스티커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라는 점이다. 방역 패스는 스티커로 해결할 수 있어도 코로나19로 점점 확대되는 비대면 소비, 인터넷 뱅킹 등에서 소외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강원도의 인터넷 이용률(3세 이상 주민 중 인터넷 이용자 수)은 80.6%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91.9%)보다 무려 11.3%포인트 낮았다. 고령층 주민들이 디지털 문해 교육을 받을 기회도 매우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방역패스 시스템 오류까지 발생하면서 정부가 충분한 준비 없이 적용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지털 접근성은 기본권의 문제”라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지 못하면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는 만큼 지자체가 사회보장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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