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에도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내년 2월 1일부터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초등학교 6학년이 청소년 백신 패스 제도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학생인 우리가 청소년 백신패스에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6학년 초등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백신 패스 반대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라며 "저희와 같은 비교적 어린 나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청원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들의 부모님은 두 분 다 백신을 맞으셨다"라며 "저희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백신을 맞지 않게 하려고 맞으셨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맞아도 부작용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넘쳐나는데 어린이가 맞는다고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오늘 아침, 친구가 보내준 ''2월부터 백신 맞아야 학원 간다'' 라는 뉴스를 보고 정말 황당했다"라고 말했다.
또, "저희는 예비 중학생이고 학원을 안 다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친구들이 학원을 다닌다"라며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은 학원을 다니면 안 된다니요? 저희가 어려서 그런 것일지는 몰라도 백신을 맞는 건 개인 자유라 말하면서 반강제로 백신접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학교 공부를 뒷받침 하기 위해서 다니는 건데 백신 미접종자는 안 된다며 공부할 길을 막아버리니 억울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청원을 올리게 되었다"라며 "이 정책을 이대로 실행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13살 밖에 되지 않는 저희가 이런 글을 왜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이런 고민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라며 "백신 접종 전 기저질환이 있었다고는 하나 이 백신으로 죽는 사람도 상당수이고, 무엇보다 저희는 어리기에 대다수의 어른들이 백신접종 후 겪는 오한, 메스꺼움 등이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지 제대로 알 수도 없어 무섭고 두렵다"라고 전했다.
청원인은 "저희는 백신 부작용으로 앓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다"라며 "청소년 백신 패스 제도에 반대하는 이 청원에 동의 해 주시고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11일 오후12시 현재 해당 청원은 3천149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식당·카페·학원·도서관·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학습 공간인 학원과 독서실, 도서관까지 방역패스 대상이 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자 학습권 침해, 사실상 접종 강요'라는 반발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