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현상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디젤 화물차 등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요소수의 생산 원료인 요소 재고량이 이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요소수 확보 총력전에 나선 정부가 이번 주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번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요소수발 물류대란이 현실화되면서 요소수 하나에 물류망이 '스톱'되고 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사전 대비·사후 대응을 둘러싼 정부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도 크다.
7일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산되는 굴착기, 휠로더 등 건설장비는 대부분 디젤엔진이어서 환경규제에 맞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탑재된다.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14t급 휠굴착기의 경우 4∼5일마다 요소수 10ℓ 1통이 필요하다. 이보다 큰 대형 굴착기는 작업 정도에 따라 하루에 1통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수출 제한에 따른 요소수 수급난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마저도 구할 수 없게 되자 굴착기 기사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특히 장기가 아닌 하루 단위 계약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 기사들은 요소수를 직접 사야 해 부담이 더 커진 상태다. 장기계약을 한 건설장비의 요소수 비용을 부담하는 건설 현장 사무소들도 요소수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한국건설기계협회, 대한건설기계협회 등 관련 기관에 기사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요원한 상태다.
요소수 품귀현상이 예상 보다 장기화하면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건설장비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요소수 대란과 같은 외부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가 반복될 것에 대비해 디젤엔진을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로 대체하는 친환경 건설기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5t급 수소 지게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양산 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데 출시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수소굴착기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