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The 초점]우리 삶에 다가온 외국인 근로자, 이젠 더불어 살아가야

김영식 강릉원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지역과 상생하는 구성원

이웃으로 인정해 줘야

지원센터 조속히 설립을

얼마 전 이웃집에 도배하러 온 키르기스스탄 노동자를 만났다. 한국말이 서툰 중년의 이 여성은 동료들과 손발을 척척 맞추며 능숙한 솜씨로 도배지를 재단하고 풀칠했다. 러시아어로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많은 중앙아시아 사람이 우리나라에 그리고 강릉지역에 일용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젠 강릉지역에서도 산비탈의 배추밭이나 고기잡이배, 양돈농가나 목장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일이 되지 않으니 이제는 우리도 그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가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그렇다 보니 ‘3D 업종'과 관련된 일들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 돼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세계화(Globalization), 국제화(Internatiolization)가 진행되면서 더욱 심화됐다고 볼 수 있다. 국가 간에는 인종 간의 갈등과 종교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됐고, 내적으로는 빈부의 차가 커지고, 이로 인해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고, 한쪽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물론 이런 현상은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이며, 산업화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과거 우리들의 아버지들과 형들도 외화벌이를 위해 타국 땅에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던가?

하지만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이 제한되고, 기한이 만료돼 출국하면서 수급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데다 임금도 50% 이상 급등해 영세 고용주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반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한국 생활의 현실도 녹록지는 않은 것 같다. 가난한 나라에서 한국으로 돈 벌러 왔으니 차별과 인권 침해는 견뎌야 하지 않느냐는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와 언어소통,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 단순 반복 노동으로 인한 우울증,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우리가 필요해서 요청한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인식과 함께 그들을 이웃으로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키르기스스탄의 여성 근로자처럼 그들도 우리와 같이 삶에 대한 진지함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과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 전 강릉시가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센터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외국인 근로자들 간에 서로 협력하고, 근로자와 고용주, 그리고 근로자와 시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공간들을 통해 생활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과 반목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법률과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그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면 지역과 상생하는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는 그간 2018동계올림픽을 비롯해 크고 작은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왔다. 앞으로도 세계합창대회 등 메가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 속의 감동을 주는 도시 강릉'을 만들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를 조속히 설립, 설립 취지나 목적에 맞게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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