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대파 33% 깐마늘 80% 급등, `인플레' 신호인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9년4개월 만에 최고 기록

농촌 일손 부족·작황 부진, 밥상물가 급등

품목별 수급 실태 정밀한 분석으로 대책 세워야

물가가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서민들의 마음이 무거운데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마저 생활을 팍팍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다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소비자물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공포까지 덮치고 있다. 5월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턱밑까지 추격하며 9년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2021년 5월 강원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이는 2012년 1월 기록한 3.3% 이후 가장 높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봄철 식품 수요 및 외부 활동 증가와 생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농촌의 극심한 일손 부족과 작황 부진 등에 따른 공급난도 영향 요인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 지난달 도내 농축수산물물가는 12.9% 올랐다. 또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물가도 13.1% 뛰었다. 시중가격은 물가지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춘천의 A 전통시장에서는 대파가 1㎏당 3,330원으로 1년 전보다 33.2% 인상됐다. 강릉의 B 대형마트에서 깐마늘은 1㎏당 1만4,970원으로 전년보다 80.4% 비싸게 거래됐다. 일반 가계는 식탁물가가 오르면서 실질적인 구매력이 떨어져 '장보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을 보고 놀라서 내려놓았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물론 작황 부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 시기에는 식탁물가가 오를 때가 아니다. 장마철 이후나 가을에 접어들어 채소류 등의 품귀 현상이 빚어질 때 가격이 들썩인다. 그런데 햇푸성귀가 출하되는 시기에 값이 뛰는 기이한 형국이다. 그리고 서민 생활에 직결된 품목이어서 민생 걱정이 앞선다. 품목별 수급 실태와 예상, 유통질서 확립 등 가격 인상 요인을 다잡을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할 형편이다. 물가는 흔히 '경제의 체온계'로 불린다. 특히 먹거리물가는 서민 가계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먹거리물가가 급등하면 가계의 실질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내수에 악재가 될 게 뻔하다.

먹거리물가 상승은 '반복될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름에는 동남아 못지않은 폭염이 계속되고, 겨울에는 반대로 한파가 불어닥치는 기후의 양극화가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서민 가계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물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이 감당할 수 없는 밥상물가 상승은 곤란하다. 큰 틀에서 정부가 나서야 하지만 자치단체도 현장에서 민감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때다. 기상이변도 일상화되면 더 이상 천재지변이 아니라는 자세로 정교하게 수급 안정에 나서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 수급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밥상물가 안정에 더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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