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행복더하기학교 행정실장 1년 새 3명 이탈
예산수립 과정 등 단초 도교육청 강력 개입 예고
강원도 혁신학교 '강원행복더하기학교'에서 벌어진 교직원 갈등이 학교 담장 너머까지 표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교는 교직원들의 분열로 고작 1년여 만에 행정실장이 세 차례 바뀌는 등 파행이 계속돼 강원도교육청이 강력한 개입을 예고하고 있다. 도교육청 내부에서는 민병희 도교육감이 10년간 펴 온 핵심 교육정책이자 학교 구성원의 화합과 수평적 관계를 강조해 온 '강원행복더하기학교'가 곪은 상처를 드러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원행복더하기학교로 지정된 A학교는 지난해 3월부터 행정실장 3명이 학교를 떠났다. 이례적으로 매 학기 학교 살림꾼이 바뀐 셈이다. 이달 행정실장이 휴직에 들어가 지금도 자리가 비어 있다. 더욱이 남은 행정 직원들도 추가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행정실장 후임자 물색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은 교원과 행정 직원들이 예산 수립과 집행 분야에서 갈등을 빚은 것이 단초가 됐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와 공무원노조 게시판 등에는 최근까지 교내 갈등을 드러내거나 상대를 지적하는 글들이 수차례 게재됐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다양한 협의체를 통한 '소통'을 내세운 혁신학교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의견이 더욱 분분했다.
A학교는 주·월별 교직원 참여 회의를 열어 중요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사항을 학사 운영에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행정 직원, 교육공무직 등 교내 소수집단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불만을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혁신학교에 걸맞은 업무 관행을 고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A학교 교장은 “혁신학교가 가야 할 길에 맞춰 아이들을 위한 많은 활동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행정실에 어려움이 있었고 복합적인 요인들이 지금 상황을 만들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빠른 시일 내 교육국과 행정국을 아우르는 학교업무정상화지원단을 A학교로 보내 현장 지도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A학교를 대상으로 두 차례 컨설팅을 진행했으나 해답을 찾지 못한 만큼 혁신학교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무원노조도 자체 대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행복더하기학교는 올해 46개교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4개 학교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행복더하기학교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했다.
정윤호기자 jyh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