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지자는 연인을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을 3년 감경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는 23일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손모(53·남)씨에게 살인·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손씨는 1심에서의 주장을 모두 거둬들이고 선처를 호소하면서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이었던 피해자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박했고, 그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고도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왜곡된 여성관과 우울증, 집착적인 성격이 결합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고 유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겨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 직후 경찰에 신고하고 자수한 점,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피해자의 아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서를 제출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1심에서 손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으며 피해자와 동반 자살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부검 결과를 보면 피고인이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살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