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의 전기 발명과 산업화 이후로 인공 조명이 보편화되면서 대부분의 직업 환경은 밝은 태양 빛을 받는 실외에서 파장의 범위가 좁은 희미한 빛을 받는 실내로 옮겨지게 됐다. 이로 인해 자연광이 비추는 주간에만 하던 근무가 저녁, 밤, 새벽에도 가능해졌다. 교대근무의 방향 및 근무시간 또는 근무와 시간 등의 차이에 따라 특성이 다양하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교대근무는 현대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알려진 바에 의하면,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언제이고 얼마나 오래 노출되느냐 하는 점이 생체리듬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멜라토닌은 생체시계인 시교차상핵에 동기화하는 핵심 생물학적 신호로서 그 진폭과 총 분비량은 나이, 성별 및 주간의 빛 노출 이력과 빛의 파장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한 멜라토닌은 시교차상핵에서 생체시계 (clock) 유전자에 부정적 피드백 효과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대근무를 통해 밤에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는 억제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위상변화가 일어나게 돼 생체리듬의 교란을 초래하게 된다.
멜라토닌은 항암 효과를 갖고 있으며 암 관련 경로에 중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멜라토닌 대사물의 농도가 높은 여성에서 유방암의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의 빛 노출이 멜라토닌을 억제하고 유방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가설은 이미 오래전에 발표된 바 있다. 이후 동물실험 연구에서 야간의 빛 노출이 멜라토닌 농도를 감소시키고,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초래함이 검증됐다. 결론적으로 생체리듬 교란을 일으키는 교대근무는 인체에 암 발생을 일으킬 확률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결과를 근거로 장기간 야간 교대근무 후에 유방암이 생긴 경우에 이를 산재 질환으로 보상해 주는 국가도 있다.
또한 멜라토닌은 강한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므로 야간의 빛 노출에 의한 멜라토닌 억제는 염증 반응을 가속하게 된다. 염증 단백질은 종양의 진행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염증이 증가하면 종양의 촉진을 초래하게 된다. 이외에도 멜라토닌의 항에스트로젠 효과는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즉, 멜라토닌 억제는 에스트로젠을 증가시키는 신호가 돼 유방암을 촉진하게 된다. 생체시계에 의한 세포주기의 조절은 암 억제 효과를 나타내므로 생체시계의 교란은 세포주기에 직접 영향을 줘 암 발생을 초래하게 된다. 교대근무자에서 유방암 이외에도 대장암, 전립선암, 난소암 등의 발생률이 높은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교대근무는 건강에 미치는 위해요소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 특히 자주 반복되는 순환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에 암 이외에도 정신질환, 대사성 장애 등이 동반되는데, 앞으로 생체시계 유전자 기전의 규명을 통해 이와 관련된 근본적인 치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