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고도일의 통증 정복]허리 펼 때 통증 심하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해봐야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

움직일 때 변성된 조직이 척추관 압박

디스크와 달리 걸어다닐 때 통증 심해

척추 질환은 발병 부위보다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나 환자에게 혼란을 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팔이 저리거나 어깨, 날갯죽지, 뒷골 등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목 디스크'라고 진단받거나, 다리가 아파서 걷기 힘든데 '척추관협착증'이라고 진단받는 경우가 대표적일 것이다. 오늘은 이 중에서 흔히 알려진 노인성 척추질환 중 매년 160 만명을 병원으로 이끌고 있는 척추관협착증에 대해서 알아본다.

인간의 감각과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은 뇌에서부터 시작해 사지로 뻗어나간다. 이때 척수신경이 척추를 통해 뻗어나가게 되는데,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척추관(신경관)'이라고 한다. 이 관이 좁아져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

많이 질문받는 것 중 하나가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가 같은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엄연히 다르다. 둘 다 대표적인 노인성 척추질환이라는 것은 같지만, 허리디스크는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눌러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구부릴 때 디스크가 뒤로 밀려나면서 척수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 척추관협착증은 움직일 때마다 변성된 조직이 함께 움직이며 척추관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 이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와 다르게 걸어 다닐 때 통증이 심한 것이다. 초기에는 30분 이상 걸어도 별 문제가 없지만 압박이 심해지게 되면 점차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 5분 미만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숙이면 허리가 아파서 쭉 펴는 경우가 많은데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오히려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져 구부정하게 다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디스크나 협착증이나 두 가지 질환 모두 노인성 척추질환이므로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허리디스크 증상인 앉았을 때, 허리를 숙일 때 통증과 척추관협착증인 걸을 때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동시에 나타나서 통증이 배가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다행스러운 건 대부분의 증상은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인대강화주사,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추간공확장술이 대표적이다. 이 중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서는 풍선확장술이 많이 알려져 있다. 풍선 기능이 탑재된 특수 제작된 카테터를 꼬리뼈로 삽입해 좁아진 부위를 넓혀주고 약물을 주입해 통증과 염증, 신경유착을 해소해 줄 수 있다. 신경공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추간공확장술을 통해 신경공을 막고 있는 인대, 뼈, 디스크 등을 제거할 수 있다. 만약 위와 같은 비수술 요법에도 효과가 없다면 미세현미경 수술이나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이 효과를 보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척추가 받는 부담이 일반인보다 커서 쉽게 척추관협착증이 생길 수 있다. 평소 운동,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 근력을 강화한다면 퇴행 현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운동을 통해 유연성을 높여주면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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