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이정희 강원대 교수의 수면과 생체리듬]수면제 부작용 흔하게 나타나 장기적 효과 위해 약물 끊어야

(9) 불면증 극복하기 - 수면제보다 안전한 인지행동치료

일생 동안 잠 못 이루는 밤을 한번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일시적인 걱정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며칠 잠을 못자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그러나 건강의 적신호로 알려진 불면증은 적어도 1주일에 3회 이상 반복되고, 한 달 이상 지속 되는 경우를 말한다. 잠이 들기 어렵고 반복적으로 깨며, 새벽에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증상 중에 한 개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불면증 진단을 받게 된다.

전체 인구에서 불면증을 경험하는 사람은 20%에 달한다. 불면증은 개인의 잘못된 수면습관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 유발되기도 하고, 신체질환 및 정신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개인의 성격이 강박적인 경우는 불면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불면증의 원인이 사라진 후에도 잠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잘못 대처할 경우 만성 불면증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잠이 오지 않는데도 잠자리에 누워 있거나, 낮잠을 자서라도 잠을 보충해야겠다는 등의 잘못된 생각과 습관이 불면증을 악화시키게 된다.

급성 불면증에서 수면제를 사용하면 매우 쉽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으나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의 경우, 졸음과 같은 잔류효과 및 기억력 장애 등의 부작용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인지행동치료는 수면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수면제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불면증 환자에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인지행동치료가 약물치료 단독 또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병합치료 보다 수면의 질이 호전됐으며 장기간 그 효과가 유지됐다.

인지행동치료는 수면위생교육, 수면 제한법, 자극 조절법, 인지치료, 이완요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1주일 간격으로 4번, 4주에 걸쳐 치료를 진행하는데, 첫 번째는 수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면위생 교육을 받으며 수면일지 작성법을 습득한다. 두 번째는 수면 제한법을 실습하고 자극 조절법을 습득한다. 세 번째는 복식호흡 및 점진적 이완 방법을 훈련하고 명상법도 시행 가능하다. 네 번째는 인지치료로서 수면에 관한 편견과 오해를 줄이고 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수면 제한법은 전날 밤의 수면효율 정도에 따라 다음 날 수면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실제 잠을 잔 시간이 자려고 누워 있는 시간의 85%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누워 있는 시간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자극 조절법에서는 졸릴 때만 눕고 잠이 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강원대병원 수면크리닉에서는 불면증 진단을 받은 후 전문의의 판단에 근거해 앞서 설명한 인지행동치료를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불면증의 치료 초기에는 약물 투여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겠으나, 장기적 효과를 기대하려면 인지행동치료를 유지하면서 수면제 등의 약물을 점차 끊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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