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점기 1917년 건설
6·25 때 포격 제 역할 상실
“근대문화 유산 지정 필요”
군의회 “보존대책 검토”
【철원】철원군 김화읍 암정리 민간인통제구역 내 소실될 위기에 처한 103년 된 암정교(巖井橋)의 보존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이 142m 폭 5.5m, 높이 7m의 암정교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에 건설, 1930년대 큰 수해를 입어 1932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진행했으나 6·25 당시 포격으로 교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암정교는 번성했던 김화읍을 상징하는 다리로, 김화(철원)에서 화천(춘천)을 잇는 교두보로 당시는 최신식 콘크리트 교량이었다.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전래된 답교놀이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6·25전쟁 중에 폭격으로 다리 중간 부분이 부서졌고 이후 민통선 안에 위치해 별도의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수십년간 방치된 상태다.
최근 DMZ생태평화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용양보와 더불어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암정교 50m 하류에 1998년 말 제2암정교를 건설, 현재까지 주민들이 이용 중이다. 이에 따라 군의회는 지난달 23일 임시회 기간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암정교가 더 이상 훼손 및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보존대책을 강구할 것을 군청에 요구했다.
현장점검에 동행한 김영규 철원역사문화연구소장은 “노동당사 및 승일교와 더불어 철원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암정교는 김화지역 100년사를 상징하는 다리”라며 “근대문화유산 지정 등 항구적인 보존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문경훈 철원군의장은 “6·26전쟁 때 파손된 암정교가 철원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큰 만큼 집행부와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보존대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래석기자 redfox9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