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 불 보듯
불황에 자살 증가
생명 보호 힘써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2일 0시 기준으로 한국의 확진자 수는 9,976명, 사망자 169명을 기록 중인데, 이를 인구 10만명당으로 환산하면 각각 19.1명, 0.32명 정도다. 다행히 강원지역의 확진자는 상대적으로 적어 지역사회의 불안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일선에서는 검진, 방역, 지원에 힘쓰고 있는 보이지 않는 여러 사람의 수고가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현재, 불안과 공포를 이기기 위해 우선 무엇을 해야 할까? 최근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발간한 심리사회방역지침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대처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첫째, 우리가 경험하는 불안, 걱정, 우울, 수치심, 두려움은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심리적 반응이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가족과 주위 사람에게 이런 감정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 이것만으로 해결이 부족하다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락해 심리지원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손씻기나 기침 예절 등 감염 예방행동과 심호흡, 스트레칭,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장한다.
셋째,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시간을 유지해야 하며 음주 증가는 피해야 한다.
넷째,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는 무시하자. 유튜브 동영상이나 SNS상에서의 글은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실명과 실제 장소를 표기한 것이 너무 많다. 이러한 것들은 대개는 관심을 끌기 위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많고 실제 동향보고 같은 것이 유출됐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여러 사람에 의해 방역조치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다섯째, 서로를 향해 감사와 응원을 보내고 일선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을 격려해야 한다. 이번 감염증은 환자와 밀폐된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의 약 40%가 걸릴 수 있는, 누구나 의도치 않게 생긴 일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화를 낼 경우 그 화살은 나와 내 가족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필자가 우려하는 상황은 사실 코로나19가 만성화되거나 종식된 이후다. 지난해에 발표된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670명이고, 이는 인구 10만명당 26.6명에 해당한다. 자살률의 증가는 한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지만 가장 강력한 예측 요인은 바로 경제적 위기 및 경기 침체다. 통계청 자료상 자살률은 1990년대 이후 점차 늘어나다가 1997년 12월 IMF 사태 이후 1998년 한 해 급증한 바 있다. 이후 자살률은 다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2003년 카드 대란이 있던 해에 다시 급증, 증가세가 지속됐고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 이후 한 번 더 급증해 2009~2011년에는 인구 10만명당 30명을 넘어서게 됐다. 특히 강원도의 자살률은 이 기간 및 이후 수년간 전국 최고 수준에 달했다.
강원도지사 이하 수많은 행정 관계자와 지역 정신보건 전문가, 관련 업무 종사자 등의 그간의 노력으로 그동안 자살률은 완만하게 하강 곡선을 그려 2000년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했지만 곧 가까운 미래에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고, 이는 다시 자살률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필자를 위시한 정신건강복지센터 종사자는 하반기부터 생명사랑지킴이 양성 확대 등 위기에 앞서 우리 지역사회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그간 함께 힘써 온 행정 관계자, 관련업무 종사자들도 같이 한 걸음 더 먼저 움직여줄 것을 당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