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신협 전액 면제 첫 사례
속초중앙시장 감면 솔선수범
한두삼 상인회장 감사장 전달
건물주 장기연체자 계약유지
코로나19 사태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영세 자영업자들과 고통 분담에 나선 '착한 건물주'들이 늘고 있다.
춘천 명동에 본점이 있는 춘천신협(이사장:이재준)은 세입자인 독서실 사업자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종식까지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춘천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명동 상권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첫 번째 임대료 전액 면제 사례다. 춘천신협 관계자는 “독서실도 방역 예방 차원에서 이용권을 끊은 고교생들에게 전액 환불 조치하고 영업을 잠정 중단한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마스크 기부 운동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고통 분담에 나선 '착한 건물주'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재경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3일 속초종합중앙시장을 방문해 한두삼 상인회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시장 내 6개 점포 소유주인 한 회장은 세입자들에게 30~40%씩 임대료를 인하하며 솔선수범하고 나섰다. 한 회장은 “현 상황이 마음 아플 뿐”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직후 유동인구가 급감해 오후 4시에 영업을 마감하는 가게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간 상인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산불피해 등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이렇게 장기간, 급격하게 매출이 감소하며 고통을 겪은 것은 처음”이라며 “어렵게 활성화시킨 상권이 이 위기를 힘 모아 극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기불황으로 임대료가 장기간 밀린 연체자와 계약을 유지하는 건물주들도 적지 않다.
춘천시 퇴계동의 한 건물주는 자동차카센터와 음식점 세입자는 1년째, 미용실은 4개월째 임대료가 연체됐지만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재기를 돕고 있다. 이 건물주는 “계약 해지 사유인 2개월 연체를 넘었지만 해지 시 폐업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코로나 19사태 민생 경제종합대책을 통해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면 상반기 인하액의 50%를 세액공제하겠다고 밝혔다. 정재경 강원중기청장은 “건물주들의 고통분담은 상권을 지켜나갈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신하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