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 수술 운동량 떨어져
비만 유발 허리 통증 원인
환자들에겐 술 백해무익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거나 몸이 아파 오랜 기간 요양하는 환자들 주위에는 항상 “잘 먹어야 낫는다”는 말과 함께 다양한 음식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자녀의 경우라면 푹 고운 곰탕이나 고기 등 건강식을 마음껏 섭취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잘 먹기만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걸까? 필자는 “건강하게 잘 먹어야 낫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뭘 먹으면 좋다더라', '잘 먹어야 낫는다' 등의 말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서 전해져온 민간요법의 성역(聖域)과 같다. 민간요법이라고 모두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다. 경미한 증상이라면 민간요법으로 효과를 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잘못된 건강상식은 오히려 환자에게 독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고지방, 고단백 음식을 장복하는 예가 있다.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는 길면 한 달이 넘도록 안정을 취해야 한다. 때문에 운동량이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일상적인 식사량만으로도 살이 찔 수 있다. 잘 나아야 한다는 명분 아래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그야말로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는 셈이다. 어린 환자들은 피자, 치킨, 햄버거, 과자를 자주 섭취한다. 그러나 이런 음식들은 트랜스지방이 많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는 부족해 오히려 해가 된다.
비만은 허리통증의 주요 원인이고 여러 관절 부위에도 부담이 된다. 나으려고 잘 먹었다가 오히려 비만이 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재발의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 따라서 요통 환자, 특히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는 건강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건강한 영양섭취란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탄수화물 등을 골고루, 그리고 평소 활동량을 고려해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다.
특정 건강식을 먹으면 잘 낫는다는 이야기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근거 없는 소문인 경우가 많다.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는 생각보다 제한적이기 때문에 특정 건강식을 원푸드로 섭취할 경우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일상적인 식사로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하기 어렵다면 영양제를 통해 보충해 주는 것도 좋다.
간혹 치료를 받은 후 술을 마셔야 환부가 소독된다는 위험한 논리로 음주를 즐기는 환자도 있다. 필자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서도 입원 중 몰래 음주를 하려다 적발된 경우도 많다. 치료가 잘 됐음에도 호전이 잘 되지 않는 환자들의 평소 생활 습관을 살펴보면 잦은 음주가 대표적이다. 음주는 고칼로리 안주로 인한 비만, 위장 및 대장염, 체내 염증 유발, 골다공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요인은 요통 및 재발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음주는 치료 받는 환자에게 백해무익하다.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만이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며 빠른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왕도(王道)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