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들면 척추관 닳고 좁아지며 신경 압박 … 환자 85% 60대 이상
풍선확장술·추간공확장술·신경성형술 등 비수술 치료요법 효과
절개범위 작고 마취부담 적어… 당뇨·고혈압 만성질환자도 시술 가능
요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더불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척추질환이다. 젊은 연령대에서 흔히 발병하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50~60대 이상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8년 동안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80만명 증가했다. 이 중 85%에 달하는 68만명이 60대 이상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 환자의 증가 폭이 2010년 7만4,661명에서 2018년 24만860명으로 3.2배 이상 증가했다.
척추관은 뇌에서 시작된 신경이 온몸으로 향하는 통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관이 닳고 주변 부위의 변성으로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하는데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말한다. 발병 원인은 선천적 기형과 후천적 노화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척추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가 뻣뻣하고 통증이 나타나는데 습하고 추운 곳에서 증상이 심해진다. 또한 활동할수록 다리통증이 심해 쉬다 움직이기를 반복하게 된다. 퇴행성 척추질환이 공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일상생활에 직격타를 입히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법은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으로 나뉘게 된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우려와 달리 최근에는 대부분 풍선확장술, 추간공확장술, 신경성형술, 인대강화주사, 도수치료 등의 비수술·보존적 치료요법이 적극 시행되고 있다. 질병 초기에는 인대강화주사, 도수치료 등을 시행해 주변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키게 된다. 중등도 이상의 척추관협착증이거나 기존 치료를 받았음에도 효과가 미미할 경우에는 풍선확장술, 추간공확장술, 신경성형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풍선확장술(경막 외 유착박리술)은 심장 판막 수술과 비슷한 원리의 시술법이다. 좁아진 척추관 부위에 풍선 기능이 탑재된 카테터를 삽입한 후 풍선을 부풀려 공간을 확보하고 염증, 부종, 신경유착 등을 해소하는 약물을 주입해 통증의 원인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척추관협착증 치료법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1㎜의 가느다란 카테터가 삽입될 정도의 적은 절개만 필요하고, 국소마취로 가능해 고령의 환자와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 시간 및 입원 기간도 짧아 환자의 치료부담도 비교적 낮다.
만약 위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거나 재발된 경우에는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할 수 있다. 풍선확장술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당수의 경우 척추관으로부터 뻗어 나가는 신경공(추간공)이 협착된 경우가 많은데 추간공확장술을 통해 신경공 협착 부위에 비정상적인 뼈조직, 디스크, 인대 등을 제거해 약물을 주입하면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도 풍선확장술과 마찬가지로 절개 범위가 작고 마취에 대한 부담이 적어 고령의 환자들도 어렵지 않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병원장은 “특히 고령의 환자들은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주변 지인들이 수술 후 불편함을 겪는 것을 보며 공포감을 느껴 치료 자체를 기피하려고 한다. 비수술적 치료법은 짧은 시기에 크게 발전한 분야이다 보니 고령의 환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최근에는 하지마비, 대소변장애 등을 겪지 않는 한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므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비수술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원선영기자 haru@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