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고도일의 통증정복]무릎 펴고 눕기 어려울 땐 디스크보다 근막통증후군 의심

근육의 과사용 가장 큰 영향 끼쳐

뚜렷한 통증 한 달 이상 지속 돼

치료법은 근막통 유발점 자극주사

수년 전 40대 후반 환자가 극심한 다리당김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환자는 “당연히 허리디스크라고 생각해 침도 맞고 신경차단술도 받았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기본적으로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에게는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가 선행된다. 문진을 통해 통증의 정도, 기간 등을 확인하면 원인을 유추할 수 있다.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무릎, 발등, 발바닥 등의 감각을 확인하는 신경학적 검사는 신경 손상 여부를 일차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허리디스크라면 무릎을 펴고 누워 다리를 들어올릴 때 다리가 당겨 올리기가 어렵다. 해당 자세에서 신경 압박이 가장 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에는 무릎을 펴고 눕는 것부터 어려워했다. 필자가 무릎을 펴려고 하니 비명을 지르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때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은 관절염, 이상근증후군, 혈관장애가 대표적이다. 물론 기타 척추질환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따라서 X레이와 MRI 촬영을 통해 뼈와 관절, 혈관, 척추 주변 문제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적외선체열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척추의 퇴행현상이 발견됐으나 통증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 환자의 문제는 적외선체열검사에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척추질환에 의해 신경이 손상될 경우 신경의 지배를 받는 팔다리의 온도가 떨어져 파란색을 띠게 된다. 그러나 환자의 경우 무릎과 다리 쪽이 빨갛게 나왔다. 검사상 특별한 소견이 없음을 확인했기에 환자는 '근막통증후군'으로 진단됐다.

근막이란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을 말하는데, 이 부위가 뭉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근막통'이라고 말한다. 근막통은 보통 마사지를 하거나 쉴 경우 자연스럽게 호전되는데 한 달 이상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심할 경우 '근막통증후군'이라고 한다.

어깨, 목, 허리, 옆구리, 종아리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통증 유발점이라고 해 통증이 특히 심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위를 누르면 팔짝 뛸 정도로 아픈 통증(점프사인)이 나타난다. 어떤 환자는 통증이 너무 심해 암으로 의심하기도 한다.

근막통증후군은 진단 조건이 까다롭다. 첫째, 뚜렷하게 근육이 아파야 하고 한 달 이상 통증이 지속돼야 한다. 둘째, 통증이 전이되는 듯한 연관통이 있다. 셋째, X레이, MRI 검사상 특이소견이 없고 적외선체열검사에서 뚜렷한 소견이 발견돼야 한다. 이 질환의 원인은 과사용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막통증후군의 대표 치료법은 TPI(근막통 유발점 자극주사)다. 통증 유발점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좋다. 보통 3회 정도 받으면 효과가 나타나고 최대 15회까지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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