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연탄 사용량이 높을 때에는 연탄가스중독환자 치료를 위해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고압산소치료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연탄 사용량은 점차 줄었고, 다른 질환에 적용 가능한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전국의 고압산소치료기는 노후화돼 대부분 폐기됐다.
반대로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고압산소치료 시 난치병으로 알려져 있던 질환들에 적용해 많은 질환에 효과가 있음이 연구됐고 현재 16개 이상의 질환에 적용하고 있다.
고압산소치료에 대해 많은 사람은 고압이라는 표현 때문에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부터 하고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고 적용이 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국내에서는 의사들조차 고압의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선적으로 고압산소치료란 최소 1.4기압 이상의 압력에서 100%의 고농도 산소를 흡인함으로 체내에 유익한 반응들을 유발시켜 질병에 도움을 주는 치료다. 개인병원에서 사용하는 압력이 1.4기압보다 낮은 상태에서 고농도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기는 고압산소치료가 아니며 대부분의 고압산소치료는 2.0에서 2.8기압 사이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에서 치료효과가 확인된 질환 중에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허가돼 건강보험적용 질환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가스색전증, 협기성세균감염증, 시안화물중독, 화상, 버거씨병, 식피술 또는 피판술 후, 수지접합수술 후,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한 조직괴사, 돌발성난청 등이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고압산소치료센터는 2016년 10월부터 개소해 전문 임상과와 함께 모든 적용 질환에 고압산소치료를 진행하는 다학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 후의 만성 방광염, 직장염, 구강염, 턱뼈괴사를 가지고 있는 많은 환자가 효과를 보고 있고, 상처 회복에 취약해 만성창상으로 잘 진행하는 당뇨환자에서의 족부괴사 및 버거씨병으로 알려져 있는 폐쇄성 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혈관 폐쇄에 의한 사지말단의 괴사를 줄여 사지 절단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돌발성난청 환자에서도 고압산소치료를 적용해 많은 환자의 청력 회복률을 높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수는 같은 아시아권에 있는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 활성화돼 있지 않아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의료진들도 고압산소치료의 적응증을 잘 알지 못해 많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환자들도 자신의 질환이 고압의학전문가의 적절한 치료 처방에 의해 회복되거나 증상 조절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알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일정기간 내의 빠른 고압산소치료가 예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 효과가 더 알려져 청력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줄어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