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사망 두 달 동안 아무도 몰랐다…되풀이되는 고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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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60대, 아파트관리직원이 발견 … 10여년 홀로 지내

도내 5년간 무연고 사망자 수 308명 해마다 증가 추세

1인 가구 급증 등 영향 … 제도적 지원 대책 마련 시급

유모(62·춘천시 석사동)씨가 홀로 살던 아파트는 수도계량기가 두 달째 미동 없이 숫자 0에서 멈춰 있었다.

23일 오전 아파트관리소 직원이 유씨의 집을 찾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방안에 누워 숨을 거뒀다. 사체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악취가 나고 있었다. 숨진 유씨는 10여 년을 혼자 살았다. 교통사고 후유증을 겪어 일을 하기도 버거웠다. 유씨를 찾아오는 가족과 친구는 없었다.

이처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나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이른바 고독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연고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사회안전망 구축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유씨처럼 사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달 원주시 개운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40대 남성이 숨져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집주인은 남성이 두 달 가까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112에 신고했다. 남성의 사체는 오래전부터 부패가 시작된 상태였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올 1월 강릉 모 연립주택에서는 60대 남성 세입자가 숨진 뒤 수일이 지나 발견되기도 했다.

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무연고 사망자는 308명에 달한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수가 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유족이 없는 사람들이다. 또 가족이 있더라도 사체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도 해당된다. 김영범 한림대 고령사회연구소 교수는 “중·장년층 1인가구 역시 늘고 있지만 복지서비스 등 사회적 관심은 부족하다”며 “가족, 이웃을 통한 지원이 어렵다면 결국 제도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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