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아침 출근해 30여시간 근무
주민 두차례 방문에도 인지 못해
유족 “평소 업무압박 토로” 주장
관리소 “휴식 시간 충분히 안내”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던 60대 경비원이 근무 중 숨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17분께 춘천시 효자동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경비원 윤모(61)씨가 경비초소에 누워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했다. 경찰은 윤씨가 평소 앓고 있던 지병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윤씨는 전날 오전 7시 출근해 24시간 근무를 마친 뒤 개인사정이 있는 동료를 위해 30여 시간이 넘도록 연장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이날 오전 아파트 주민 2명이 택배 수령 등을 이유로 경비초소를 방문했지만 윤씨가 쓰러진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개인용무만 보고 돌아갔다. 주말이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아 윤씨의 죽음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유족들은 윤씨가 평소 혹사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숨지기 전 가족들에게 휴식 시간 부족 등 업무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단지는 경비원의 별도 휴식공간이 없다. 격일제인 24시간 근무 중 10시간의 휴식시간이 보장돼 있지만 잦은 민원과 택배 수령 등 업무 특성상 근무 시간 내내 거의 쉴 수 없었다. 최근에는 근무 중 휴식을 취했다는 이유로 관리사무소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윤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는데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근무하는 동안 휴식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셨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정해진 휴식시간을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김지원기자 ji1@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