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정선 활강경기장 건설공사 감리단사무실 한쪽의 월 스케줄 보드판에는 일정이 빼곡했다.
2018평창조직위원장과 사무총장, FIS(국제스키연맹) 미팅에, 이달 들어서만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현장 방문 일정이 두 차례나 적혀 있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첫 테스트 이벤트인 내년 2월6일 FIS 알파인 남자 월드컵 대회를 불과 2개월여 앞둔 공사 현장 분위기는 치열하고 급박했다.
활강경기장은 지난해 5월 착공됐지만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사업비 확보, 난공사 등 각종 요인이 뒤섞여 당초 임시 사용이 가능한 시기인 11월보다 늦어진 상황이다.
현 공정률은 40%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FIS는 내년 2월 대회를 위한 최종 공사 완료 시점을 '1월 20일'로 정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만에 하나 기한 내 공사가 어렵다면 유럽이나 일본으로 개최지가 바뀔 수 있고, 이럴 경우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대한 국제적인 신인도 하락을 부르는 등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고 있다.
정선 활강경기장의 내년 2월 테스트이벤트 개최는 '2018 평창'의 당면 현안이 됐다. 더욱이 경기장 건설의 직접적인 책임은 도에 있는 만큼 그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도동계본부는 활강경기장 공기 맞추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일대 상·하부 3.5㎞에 183만㎡ 크기의 스키장을 위해 야간 공사는 물론 크레인과 포클레인, 덤프트럭 등 100여대의 장비와 150명의 건설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또 스키장 곤돌라를 위해 세계적 로프웨이 업체인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Doppelmayr)의 현지 기술자들이 2배 이상 증파, 현장을 돕고 있다.
다음 달 동절기를 앞두고 이달 내로 해발 1,370m 정상 부근에서 980m하부까지 22개의 곤돌라 철탑을 세워야 하는데, 현재까지 8기만 설치되는 등 일정이 촉박하다.
최근 잦은 비로 가뜩이나 점토 성분이 많은 건설 현장이 진흙펄로 변해 인력이나 장비 투입에 애를 먹고 있다.
더욱이 경기장은 경사각 45%의 점프 구간 4곳 등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장용수 정선 알파인 경기장 건설공사 감리단장은 “공사 관계자 모두 고된 업무에도 글로벌 축제와 국가적 대외신인도가 우리의 땀방울에 좌우된다는 일념하에 공사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정선=류재일기자 cool@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