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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라이프]중년 건강 위협하는 `머리 속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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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김모(55)씨는 퇴근 후 집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던 중 오른쪽 팔다리에 힘이 빠져 그대로 주저앉았다.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김씨가 주저앉을 때 물건을 떨어뜨리며 낸 소리에 달려온 가족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CT촬영 결과 김씨는 좌측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증을 진단받았다. 뇌경색은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등장한 지 오래됐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지부 영상의학전문의 유호석 과장의 자문을 통해 중년의 몸을 무너뜨리는 뇌경색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갑작스런 두통·어지러움 땐 '적신호'

혈관 막는 '피떡'생선에 뇌출혈 위험

뇌졸중 상당수 40·50대 초반에 발생

사망원인 질환 중 암 다음으로 많아

금연·운동·식이요법 등 습관 고쳐야

■뇌의 적신호

김씨의 이상 증상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이 있었지만 잠시 지속되다 사라졌기 때문에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뇌경색이 발생하기 전 40%가량은 일시적인 증상을 경험한다. 이를 '일과성 허혈 발작'이라고 한다. 환자가 경험하는 증상은 두통 뿐 아니라 신체 한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고 감각이 둔해지며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어지러움을 느끼며 휘청거리는 등의 증상이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는 뇌경색과 갑자기 혈관이 터져 뇌가 손상되는 뇌출혈이다.

뇌졸중은 60대 이후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당수는 중년기인 40대나 50대 초반에 뇌졸중을 앓는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 중 53.2명이 2010년 한 해 뇌졸중으로 사망했으며,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많은 질환이다.

■뇌경색 발병요인

국물음식이 많은 식생활로 인해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기름진 음식 섭취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은 고지혈증을 유발하고 혈관도 약화시킨다. 이로 인해 비만이 늘면서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동맥혈관 벽 사이 벌어진 틈으로 기름진 음식에 많은 콜레스테롤과 염증세포가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게 된다. 동맥혈관 내에 기름이 끼게 되면 그 부위를 통과하는 혈액과 반응해 피떡(혈전)이 생성된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동맥은 더욱 좁아지고 딱딱해져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어느 순간 피떡이 혈관을 막게 된다. 뇌경색이 발생하는 것이다.

뇌는 신경세포가 뭉쳐 있는 장기로 단 20초만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도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4분이 경과하면 막힌 혈관 주변의 뇌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3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뇌경색 환자들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넘기면 뇌신경이 완전히 죽기 시작해 사망 또는 회복 불가능한 장애를 갖게 된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혈전용해제를 정맥혈관에 주사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피떡 등을 녹여 혈류를 원활하게 해준다. 이후 좁아진 혈관에 혈관확장용 특수철망인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혀주게 된다.

■뇌경색 예방을 위해서는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소인 성인병을 조심해야 한다. 평소 몸이 불편한 곳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금연, 운동, 음식 조절 등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진단기술이 발전해 쉽게 뇌혈관을 검사할 수 있으므로 미리 검진을 통해 뇌혈관이 좁아졌거나 막혔는지 아니면 동맥꽈리와 같은 이상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뇌혈관에 이상이 있다면 아스피린과 같은 혈전예방제를 복용하거나 심하게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스텐트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미리 넓혀 놓으면 뇌경색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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