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규제 완화 영향 화재 취약
진입로 폭 6m→4m 줄어들어
스티로폼 외벽 불쏘시개 역할
관련공법 건물수 파악도 안돼
4명이 숨지고 12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건물 이격 거리와 마감재, 스프링클러, 소방도로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해를 키웠다.
도내 도시형 생활주택과 원룸 등 다가구주택도 각종 위험요소를 노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화재에 취약한 구조=의정부 아파트와 같은 형식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내의 경우 춘천 18곳, 원주 13곳, 강릉 8곳, 삼척 6곳 등 총 10개 시·군에 61곳(1,378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도시형 생활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진입도로 폭을 6m에서 4m로 줄이고, 건물 동의 간격도 1m만 넘으면 되도록 하는 등 화재에 취약한 구조가 돼버렸다.
도시형 생활주택뿐만 아니라 원룸 등 다가구주택도 화재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 12일 오후 춘천시내 한 지역의 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에는 4~5층의 건물들이 불과 1~3m 간격으로 들어서 있었다. 건물에 등을 대고 손을 뻗으면 또 다른 건물의 외벽이 닿을 만큼 건물 간격은 촘촘했다.
건물 간격보다 더 심한 것은 열악한 이면 도로 사정. 양 갈래로 주차된 차들로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였다. 화재 발생 시 너비가 2.5m인 일반 소방차와 3.5m인 고가사다리차가 진입하기에는 턱없이 좁았다.
이 때문에 화재에 취약한 만큼 도내 다가구주택 화재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마감재도 잘 살펴야=12일 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도내 다가구주택에서 지난해 10건의 화재가 발생, 4명이 다쳤으며 4억3,384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13년에도 13건의 화재가 발생해 4억3,542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도소방안전본부의 관계자는 “원룸 등 다세대주택의 경우 건물 구조가 복잡한데다 소방시설 설치를 규율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화재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를 키운 요인 중 하나가 화재에 취약한 마감재(드라이비트 공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방식으로 시공이 쉽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반면 화재에 취약해 불이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도에서는 이 같이 드라이비트 공법이나 샌드위치패널 구조 등의 마감재를 사용한 건물 수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건축물 대장에 없다 보니 건물 수를 파악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마감재 선택은 건축주의 자유라서 중도에 마감재가 변경돼도 현장 조사를 나가지 않는 이상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