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워드 루트왁은 저서 '문자의 추락(Fall of the word)'에서 미래에는 글자의 시대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넷 확산과 미디어의 발달로 글을 쓰거나 읽지 못하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문명의 역사인 '문자'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책과 신문에 대한 마력(魔力)은 '문자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 세상을 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항상 책을 끼고 살 정도로 독서광이다. 그는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라며 성공비결이 독서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는 게 더 행복하다”고 했다. 미국의 거부 존 B. 푸쿠아(Fuqua)는 가난한 10대 소년 시절 자신의 동네에 있는 듀크대 도서관에서 아무 조건 없이 책을 빌려준 덕분에 꿈을 이뤘다고 했다. 훗날 그가 감사의 표시로 듀크대 경영대학원(푸쿠아스쿨)에 4,0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이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한국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0.8권으로 미국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 중국 2.6권 등에 비해 크게 낮다. 독서량 순위에서도 세계 166위로 하위권이다.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도서관을 책 읽는 곳이 아니라 공부하는 곳으로 이용하고 있다. 도서관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창의적 공간이 아니라 암기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최근 강원도 내 곳곳에 동네도서관이 들어서 마을 청소년과 주민들에게 '지식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춘천시립도서관이 작은 도서관 19곳을 개설, 아동들이 손쉽게 책을 접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관령에도 동네도서관이 문을 열고 시낭송회, 문학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동네도서관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병수논설주간·cbsdmz@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