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독자의 눈]양구 얼러지타령 아리랑으로 전승해야

돌산령 산악지대 풍습·애환 담긴 문화 자산

지역 정체성 정립하는 가락 되도록 지원해야

양구아리랑인 얼러지타령은 돌산령 산악지대의 풍습과 애환을 그리며 불렀던 민요조의 가락으로 구성진 타령으로 전해 내려오는데, 우리 아리랑으로서 무형문화적 가치가 높다.

지난 4월 모기업에서 주최한 전국아리랑 경연대회에 양구아리랑인 얼러지타령의 맥을 잇고 있는 팔랑리 주민을 주축으로 구성된 양구배꼽 아라리합창단이 출전해 부른 아리랑 곡조는 한민족의 심장을 뛰게 하는 우리 가락임을 새삼 느꼈다.

민족의 정체성과 우여곡절 굽이굽이 한세상 살아가는 삶을 노랫말로 표현하는 아리랑은 고정불변의 곡조가 아닌 시대상황이나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지속적으로 바뀌어 온 것이며, 사설도 덧붙여져 곡을 자유자재로 길게 또는 짧게 상황에 따라 애환을 담아 부를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시대적인 문화 자산이기도 하다.

양구아리랑인 얼러지타령 앞부분에 나오는 선질꾼은 영서 산간지역을 오가며 생필품을 유통한 지게 박물장수다. 여기서 우리 민족의 삶과 전통문화를 엿 볼 수 있고, 당시 우월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세계 곳곳에도 있지만 티베트지역의 차마고도와 비교해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차마고도는 말을 타고 험준한 산령을 오가며 지역민이 절대 필요한 차와 소금을 유통한 문화유산의 길이다. 우리 민족이 옛 사람들의 운송 수단인 지게를 지고 필요한 물품을 교환하면서 아라리를 이곳저곳에 전파시킨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양구 DMZ 두타연의 맑고 아름다운 폭포수 줄기가 이어졌고, 주변의 바위와 숲들이 어우러져 태곳적인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는 곳에서 10여 리 내려오다 보면 팔랑리 돌산령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아들 네쌍둥이를 두 번 낳아 여덟명의 자녀가 모두 급제해 벼슬을 했다는 전설이 있는 마을로서 가사의 일부분을 보면 구전되어온 아름다운 풍광을 알 수 있다. 그 시대의 풍습이나 애환,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로 우리네 마음을 울리는 간절한 민요가 많다. 그중 양구 얼러지타령으로 일컬어지는 양구아리랑은 변천되는 시대상황에 따라 풍유를 아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노랫말을 바꾸어 가며 불림으로써 널리 알려지게 됐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라는 후렴구와 지역별로 서로 다른 두 개의 짧은 구절이 특징인 아리랑은 오랜 세월에 걸쳐 서민들이 자연적으로 만들어낸 창작물이기도 하다.

생활 속의 여러 가지 삶을 다루며 곡조나 노랫말이 단순해 즉흥적인 창작, 모방, 떼창이 가능한 점을 반영해 문화재청이 특정 지역의 아리랑이 아닌 후렴구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노래를 모두 포함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 신청해 우리나라의 모든 아리랑이 등재됐다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 맞춰 이제 양구아리랑도 현대감각에 맞는 민요조, 뮤지컬 등으로 접목해 많은 사람이 부를 수 있도록 전문적 연구가 필요하고, 세계적인 무형문화유산으로 높이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양구지역에서 살아온 주민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양구아리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행정지원이 있기를 바란다.

어릴 적 구성지게 불러주었던 아리랑, 도라지타령, 애잔한 삶이 묻어나는 아리랑을 다시 부르고 싶은 양구아리랑으로, 현대적인 양구 스타일에 맞는 경쾌한 가락으로, 현대 시대상을 담은 진정한 대한민국의 아리랑으로 전승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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