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전시공간 탈피해
음식점 카페 체육시설 비롯
대형마트 등으로 점차 확산
갤러리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기존의 전시장에서 음식점과 카페, 체육시설, 대형마트 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젊은 작가나 전시 기획자들이 카페를 빌리거나 스포츠 매장 쇼윈도를 활용하고, 자신의 집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진행했다면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트렌드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 춘천 퇴계동에 문을 연 카페 '오블롱(Oblong)'은 강원문화재단 팀장 출신인 김희준(40) 대표가 카페 오픈 단계부터 갤러리 공간으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별도의 조명을 설치하는 등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 했다.
현재 '춘천을 배경으로 한 그림'을 타이틀로 황효창 강원민예총회장과 한국화가 서숙희씨 등 홍대 미대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로 카페 벽면을 장식하며 선보이고 있다. 이 갤러리 카페는 작품을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판매까지 이어지도록 작가와 미술품 애호가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또 김남덕 전 강원일보 사진부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 매장에서 동화를 보는 듯한 서정적인 화풍의 풍경화로 널리 알려진 서양화가 이광택씨의 작품을 전시와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매장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업주 입장에서는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작품을 훌륭한 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와 함께 송암스포츠타운 일주라파움 1층에 개관한 송암아트리움도 눈길을 끄는 대안 전시장이다. 별도의 전시공간을 만든 것이 아닌 스포츠 시설이 즐비한 장소의 자투리 벽면을 활용해 한지작가 함섭, 김명숙 춘천미협회장, 조각가 백윤기 씨 등 중견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희준 갤러리카페 오블롱 대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일반인들에게 편안한 일상 속에서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며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신진작가 육성 등 예술가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